
스테이블코인 회사가 은행이 된다고?
이 제목만 보면 우리가 평소 이용하는 은행처럼 예금을 받고 대출까지 해주는 은행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번 뉴스의 ‘은행’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은행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 정체는 바로 ‘전국 신탁은행(National Trust Bank)’입니다.
9월 18일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업체 Bastion Platforms Trust Company의 전국 신탁은행 전환 신청을 조건부 승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 회사는 왜 굳이 미국 연방 금융감독 체계 안으로 들어가려는 걸까요?
오늘 코린이교실에서는 그 ‘은행’의 정체부터 하나씩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Bastion은 무슨 회사일까?
Bastion은 기업과 금융기관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떤 기업이 자체적인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만들고 싶을 때 필요한 기술과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테이블코인 보관과 지갑, 결제 인프라, 발행과 상환, 법정화폐 전환 같은 서비스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것입니다.
Bastion은 이번 OCC의 조건부 승인을 통해 필요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Bastion Platforms National Trust Company’라는 이름의 전국 신탁은행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 여기서 중요한 것, 우리가 아는 일반 은행과는 다르다
‘은행 면허’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예금을 받고 그 돈으로 대출을 해주는 은행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조금 다릅니다.
Bastion이 추진하는 것은 전국 신탁은행(National Trust Bank) 형태입니다.
일반적인 상업은행처럼 고객의 예금을 받아 대출하는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번 뉴스를
“코인 회사가 이제 일반 은행이 됐다.”
라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미국 연방 금융감독 체계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라고 이해하는 편이 훨씬 가깝습니다.
■ 그런데 왜 굳이 연방 은행 면허가 필요할까?
여기서 핵심이 나옵니다.
미국은 주마다 금융 규제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한 회사가 여러 주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면 각 지역의 규제와 라이선스를 고려해야 합니다.
반면 전국 신탁은행이 되면 OCC라는 연방 감독기관의 감독을 받는 하나의 법인 안에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Bastion 역시 이번 면허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프라, 보관, 지갑, 결제와 전환 등의 서비스를 하나의 연방 규제 법인 아래 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상대 회사가 어떤 규제를 받고 있는지 명확하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특히 고객의 자산을 보관하거나 돈의 이동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 스테이블코인이 커질수록 ‘신뢰’ 문제가 중요해진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 암호화폐와 조금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보통 1개의 토큰이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됩니다.
그렇다면 이용자는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됩니다.
“정말 1달러의 가치가 유지될까?”
“준비자산은 제대로 관리되고 있을까?”
“내 자산을 맡긴 회사는 안전할까?”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감독할까?”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코인 거래 수단을 넘어 결제와 송금, 기업 금융 인프라로 사용될수록 이런 질문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질수록 기술만큼이나 규제와 신뢰의 문제가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 미국도 스테이블코인을 금융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GENIUS Act를 바탕으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규제 체계를 구체화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OCC는 올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적용될 자금세탁방지와 제재 준수 기준, 고객확인 절차, 보고 체계 등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는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즉 스테이블코인을 금융 시스템 밖에 있는 별개의 자산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금융 규제 안에서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구체적인 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어제 살펴본 ‘토큰화 주식’과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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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코린이교실에서는 미국 SEC가 토큰화 주식의 온체인 거래를 위한 조건부 규제 면제를 마련했다는 소식을 살펴봤습니다.
주식이라는 전통 금융자산이 블록체인 위로 이동하는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뉴스는 반대 방향에서 비슷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번에는 블록체인에서 시작한 스테이블코인 업체가 기존 금융의 연방 규제 체계 안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전통 금융자산 → 블록체인
다른 한쪽에서는
디지털자산 기업 → 기존 금융 규제 체계
라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의 변화에서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을 완전히 별개의 시장으로만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그렇다고 모든 스테이블코인 회사가 은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OCC 결정이 모든 스테이블코인 업체가 앞으로 은행이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또 Bastion 역시 조건부 승인을 받은 단계이기 때문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고 최종적인 영업 개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회사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따라 필요한 면허와 규제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뉴스에서 중요한 것은 ‘코인 회사가 은행이 됐다’는 자극적인 표현보다 디지털자산 기업들이 기존 금융 규제 체계와 점점 더 깊게 연결되고 있다는 흐름입니다.
■ 마무리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암호화폐와 은행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것처럼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은행과 금융기관은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려 하고, 디지털자산 기업은 기존 금융기관이 받아왔던 규제와 감독 체계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주식이 블록체인 위로 이동하는 모습을 살펴봤고, 오늘은 스테이블코인 기업이 연방 금융감독 체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코린이교실을 운영하면서 이런 뉴스를 계속 따라가다 보니 ‘암호화폐와 기존 금융의 경계가 언젠가는 허물어질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이제 조금씩 현실의 제도와 서비스로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우리가 지금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금융’이라고 따로 부르고 있는 구분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희미해져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글은 암호화폐와 금융제도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 목적의 콘텐츠이며 특정 자산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은행과 스테이블코인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