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RITY Act는 막혔는데… 미국 암호화폐 규제는 왜 계속 움직일까?

CLARITY Act는 막혔는데…
미국 암호화폐 규제는 왜 계속 움직일까?

며칠 전 코린이교실에서는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인 CLARITY Act가 상원 절차표결에서 필요한 60표를 얻지 못했다는 소식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법안이 상원에서 막혔다면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도 멈춘 것 아닐까?”

그런데 실제 상황은 조금 다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암호화폐 시장과 관련된 새로운 규칙 제안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검토 절차로 넘겼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 법안이 막혔는데 CFTC는 왜 움직일까?

여기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미국 의회가 만드는 ‘법률’과 SEC나 CFTC 같은 규제기관이 만드는 ‘규칙’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의회는 큰 틀의 법을 만듭니다.

그리고 규제기관은 이미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 권한 안에서 실제 시장에 적용할 세부 규칙과 감독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회에서 CLARITY Act의 입법 절차가 멈췄다고 해서 SEC와 CFTC의 모든 규제 활동까지 함께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은 글 → CLARITY Act는 왜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을까?

실제로 CFTC와 SEC는 올해 암호화폐가 증권인지 상품인지, 그리고 어떤 거래가 어느 기관의 감독 대상이 되는지를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한 작업을 함께 진행해 왔습니다.

■ 이번 CFTC 규칙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여기서는 특히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현재 CFTC가 백악관 검토 절차로 넘긴 규칙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암호화폐가 대상인지,
거래소에는 어떤 조건이 적용되는지,
CFTC가 자신의 감독 권한을 어디까지 적용하려는지 등은 아직 확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비트코인 거래 규칙이 이렇게 바뀐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새로운 규제가 확정됐다”

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이릅니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핵심은 CFTC가 암호화폐 시장과 관련한 규칙 제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백악관으로 갔다고 규칙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소식에서 또 하나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CFTC가 규칙 제안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보냈다고 해서 새로운 규제가 곧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알려진 절차대로라면 백악관 검토를 거친 뒤 다시 CFTC로 돌아오고, 이후 위원회 표결과 공개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즉 지금은 ‘규칙 확정’ 단계가 아니라 규칙을 만들기 위한 과정 가운데 하나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 그렇다면 CLARITY Act는 왜 필요한 걸까?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SEC와 CFTC가 자체적으로 규칙을 만들 수 있다면 굳이 CLARITY Act 같은 법이 필요한 걸까?”

규제기관이 기존 권한 안에서 시장에 적용할 규칙을 만들 수는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감독 구조와 기관별 권한을 보다 명확하게 정하는 것은 의회의 법률이 훨씬 강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어떤 코인이 증권인지,
어떤 코인이 상품인지,
SEC와 CFTC 가운데 누가 감독해야 하는지

같은 문제가 계속 논쟁이 되어 왔습니다.

CLARITY Act는 이런 시장구조의 큰 틀을 법률로 정하려는 시도 가운데 하나입니다.

반면 지금 SEC와 CFTC가 하고 있는 작업은 현재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한 안에서 규제의 빈틈과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최근 미국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변화

최근 며칠 동안 코린이교실에서 살펴본 뉴스들을 연결해 보면 재미있는 흐름이 보입니다.

첫째,
CLARITY Act는 상원 절차표결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SEC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토큰화 주식 거래에 5년간 조건부 규제 면제를 적용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셋째,
이번에는 CFTC가 암호화폐 시장 관련 규칙 제안을 백악관 검토 절차로 넘겼습니다.

즉 미국 의회에서 암호화폐 관련 법률 제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규제기관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미국 암호화폐 규제를 볼 때는

“의회에서 어떤 법안이 논의되고 있는가?”

뿐만 아니라

“SEC와 CFTC가 현재 가진 권한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코린이교실 한 줄 정리

CLARITY Act가 막혔다고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가 멈춘 것은 아닙니다.

의회의 입법과 규제기관의 규칙 제정은 서로 다른 경로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CFTC 규칙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세부 규제를 미리 단정하기보다 앞으로 공개될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며칠 동안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뉴스를 계속 따라가다 보니 저 역시 한 가지를 새롭게 배우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법안이 통과됐느냐, 부결됐느냐’만 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금융시장은 의회와 SEC, CFTC 같은 여러 기관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미국이 암호화폐와 관련된 여러 제도를 하나씩 만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 이 글은 암호화폐와 금융 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 목적의 글이며 특정 암호화폐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암호화폐 규제에서 의회의 법률과 SEC·CFTC 같은 규제기관의 역할이 이렇게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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